이 이야기는 5년전 12월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월요일 아침 출근 후 제수씨에게서 어머니가 말씀도 하지

못하시고  이상하신것 같다고 전화가 왔다.

어제 무리하셔서 그런가 하고 집으로 와서 어머니를 보니

멍하게 나를 쳐다만보시고 말씀을 하지 못하셨다.

어머니를 차에 모시고 평소 다니시던 병원으로 갔다.

응급실로 들어가 수속을 밟고 어머니에게 가니 의식을

잃으신것 같아보였다.

링거가 꼽히고 간호사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그러기를 한 참 . . . .

어머니의 엄지 손가락과 집게 손가락 사이에 링거 줄이

꼭 잡혀있는 것이 아닌가.

나는 손가락을 풀어 원상태로 해 놓았다.

그리고 동생과 조카에게 연락을 해 병원으로 와서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해 보라고하였다.

전화 연락 후 와서보니 어머니의 손이 아까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다시 손가락에 잡혀 있는 링거줄을 풀어 반창고로 고정시켜 놓았다.

동생과 조카가 와서 보더니 어머니가 풍이 오신것 같다고 한다.

내심 걱정이 된다.

점심을 먹고 응급실로 들어와서 보니 고정시킨 링거줄이

또 어머니의 손에 잡혀있다.

그때 문득 스치는 생각이 있었다.

집에서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으셨던 어머니가 묵주기도를

하시는구나......

동생을 시켜 소사성당에서 1단 묵주를 사오게 하여 손에

반창고로 고정을 시켜드렸다.

어머니의 의식은 돌아오지 않고 시간은 계속 흘렀다.

오후 5시쯤 의사 선생님이 오더니 입원실로 옮기라고 하기에

원무과에 가서 입원 수속을 밟고 병실로 향하는데 간호사가

급하게 뛰어와 중환자실로 옮기란다.

검사 차트중에 혈액 농도수치가 너무 진하게 나왔다면서...

중환자실에 모신지 3일째

담당 의사가 병원에 계셔도 1-2일, 댁으로 모셔도 1-2일밖에

사시지 못하신단다.

나는 어머니를 모시고 집으로 왔다.

친척분들에게 연락을 하고 방으로 들어오니 고운 한복으로

갈아입으신 어머니 앞에서 동생이 묵주기도를 하고 있었다.

그때 나는 놀라운 것을 보았다.

어머니의 엄지와 집게 손가락이 움직이는 모습을.....

"어머니께서 묵주기도를 하시는구나"라는 생각에

어머니의 묵주를 가지고 옆에 앉아 한알 한알 챙겨 드리며

묵주기도를 시작했다.

한참을 하다보니 피곤해지기 시작했다.

그런데 5단이 끝날 쯤이면 가만이 계시던 손가락이 다시

움직이니 도저히 그만 둘 수가 없었다.

2여 시간 후

묵주기도를 할 때 지향을 둔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 기도는 연옥 영혼을 위해 기도를 하자"고 하였다.

연옥 영혼을 위한 기도 5단을 바치고나니 어머니의 손가락이 움직이지 않았다.

묵주기도를 같이한 형과 동생들에게 이제 좀 쉬라고 하고

어머니 옆에 앉았다.

잠시 후

이상한 생각이 들어 형과 동생들을 모이게 한 후

임종경을 바치기 시작하니

어머니께서 눈물을 한줄기 흘리시고 숨을 거두셨다.

아주 편안하게 주무시는 모습으로 두눈을 꼭 감으시고.......